대구성서여대생 성폭행범, 스리랑카법원에 기소

이 사건은 1998년 10월 대구에서 발생한 3명의 스리랑카 인이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여대생이 이후 구마고속도로상에서 23톤 트럭에 치어 사망한 사건입니다.

당시 사건 피해자인 정은희 씨는 학교 축제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에 고속도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친구와 가족들이 인근 도로 주변에서 유품이라도 찾아보려고 하던 중 정은희씨의 속옷을 발견했습니다. 

시신은 발견당시 겉옷은 모두 입은 상태였지만 속옷은 없었는데, 발견된 속옷은 정은희씨의 것이 맞다고 쌍둥이 여동생의 증언으로도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유가족은 성폭행에 의한 사망 즉 범인들이 정은희씨의 유품이 발견된 굴다리 아래에서 성폭행을 하고 증거 인멸 의도로 교통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정은희씨를 고속도로로 던졌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도심쪽도 아닌 고속도로 쪽으로 가서 위험하게 도로에 뛰어드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부검을 실시, 부검 감정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당시 경찰은 정은희씨의 유가족에게 "니가 부검 감정서를 볼줄이나 아느냐"며 야채장사로 생업을 이어나가던 유가족을 철저히 무시하고 조롱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습니다.

당시 정은희씨의 속옷에서는 남성의 정액이 체취 되었는데 전과자 DNA샘플에서 일치하는 것이 없어서 사건은 15년째 미궁에 빠져있다가 2013년 유력용의자로 사건발생 대구 성서공단의 산업연수생이었던 스리랑카인 K씨가 지목이 되었습니다. K씨는 성서공단 근무 이후 한국인 여성과 결혼, 스리랑카 식료품점을 운영하던중 미성년자에게 성매수를 제안하다가 체포되었는데 이 와중에 정은희씨의 속옷에서 체취된 정액의 DNA가 일치해서 사건이 해결되는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정은희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교통사고였고 성폭행이 사망으로 이어지게한 증거가 부족했으므로 검찰은 K씨를 특수 강간죄로 기소했습니다. 특수강간이란 2명 이상이 성폭행을 시도한 것을 말하는데 증거부족으로 결국 이 사건은 K씨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애초에 특수 강간혐의를 적용하려고 했으나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되어서 (공소시효 15년)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특수강도 강간 혐의로 (공소시효 25년)기소 했으나 핵심증언자의 말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K씨의 정액이 정은희씨의 신체가 아닌 속옷에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해 결국 K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용의자 공범 2명도 불법 체류 이유로 스리랑카에 추방됩니다.

결국 적어도 정은희씨를 성폭행한 과학수사 증거가 명백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아무런 죄값을 치치루지 않고 자국에 돌아갔는데 이에 유가족은 물론 사건을 접한 국민들의 분노가 크게 일었습니다.

자국민 하나도 성폭행의 위험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가 나라냐며 재판부와 현실의 법체계 즉, 법 형량과 공소시효 제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스리랑카에서 반전을 맞게 됩니다. 사건의 용의자인 K씨가 스리랑카 법원에 기소되는데요, 

K씨가 기소된 혐의는 <스리랑카 밖의 해외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가 스리랑카 국내에서도 범법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스리랑카 내에서 기소하고 처벌할수 있다>는 법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현행 대한민국 법보다 성폭행죄에 대해 공소시효가 더 긴 것은 물론, 최대 5년까지더 높은 형량을 집행하는 스리랑카에서 용의자 K씨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진범을 잡고도 공소시효 만료와 초기수사 부실로 인한 증거불충분으로 결국 풀어줘야 할수밖에 없었던 검찰에서 스리랑카 검찰과 긴밀이 협조해서 이루어낸 성과라고 합니다.

정은희씨의 유가족은 이 소식을 방송 며칠전에 접했는데, 사건 발생직후 경찰에 워낙 실망하고 억울한 일을 많이 겪어서인지 오히려 이 소식에 덤덤해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인것 같습니다.

부디 한국에서 실현되지 못한 사법정의가 스리랑카에서 구현되어서 정은희씨의 억울한 죽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