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이 어제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투신자살했다. 그는 최근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 사찰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됐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취재진에게 “(세월호 사고 당시) 군의 병력 및 장비가 대거 투입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임무 수행을 했다. 한 점 부끄럼 없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하면서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 성향 등 동향과 개인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당시 이 전 사령관 휘하에 있던 소강원 소장 등 부대장 3명이 구속됐다. 가장 윗선이던 이 전 사령관은 구속을 피했으나 심적 고통이 매우 컸다고 한다.
군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사찰했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모든 수사와 처벌은 증거와 법률에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최근 적폐 수사나 처벌 과정을 보면 분위기에 휩쓸려 지나치게 이뤄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기무사 세월호 TF 명단에 자기 이름이 올라갔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일마저 있다. 당사자가 자기도 모르게 이름이 올라갔다고 주장해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무조건 책임을 묻는다. 그것은 우리가 믿는 법치주의가 아니다.
과도한 적폐수사로 인한 부작용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투신자살했다. 그 일주일 전에는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가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거의 잘못을 조사하고 고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이 바라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과거의 집권층에 현미경을 갖다 대고 파헤친다면 정치보복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그런 잡음이 일면 정의로운 사회는커녕 국론분열만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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